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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네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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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붕어빵 6개 사서  6일 만에 오는 것 보다 하나씩 사더라도 자주 오는게 좋죠."

하교 시간이 되면 제주 중학교 학생들이 커다란 '수도 누수 탐지' 간판

아래로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멀리서 보면 이상한 풍경일 수도 있지만

사실 수도 간판 아래엔 따뜻하게 허기를 채워주는 붕어빵과 와플, 오뎅

그리고 푸근한 사장님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공공간판

사장님, 간판이 수도 누수 탐지인게 특이해요. 이모네 가게 전에 설비 일을 하셨던 걸까요?

사장님

아니요. 내가 들어오기 전부터 있던 간판을 그대로 놔둔거에요. 전에는 육지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했었는데 정리하고 아내 고향이 여기라 제주로 내려와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용담 새마을금고 쪽, 농협 쪽에서 하다가 이 자리에서 한지는 5년째 됐습니다.

공공간판

붕어빵, 오뎅 말고도 다른 메뉴들이 있는데 어떤 메뉴를 판매하시나요?

사장님

3월 까지는 붕어빵, 오뎅, 와플하고 이후에는 소떡소떡, 핫도그, 슬러시 계절따라 파는게 바뀝니다. 이렇게 5년을 하니까 언제 어떻게 바뀌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아요. 붕어빵만 하면은 요즘은 밀가루랑 가스 값이 올라서 못버텨요. 조그맣게 붕어빵만 파는 곳들 많이 없어졌잖아요. 옛날에는 3개 천원씩 했는데 그 다음엔 하나에 400원씩 5개 2천원 그러다 지금은 3개에 2천원이에요. 오른 재료값을 생각하면 하나에 천원씩 파는게 맞지만 그러면 나같아도 안사먹어요. 붕어빵이 추억의 간식으로 벤츠도 앞에 차 세워놓고 사가고 하지만은 아무래도 서민음식인데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어요.

공공간판

가게 내부가 참 깔끔해요. 기름때 하나 없고 냉장고도 깨끗하구요.

사장님

당연히 깔끔하게 해야죠. 요즘 오뎅국물 2, 3일씩 쓰는 곳도 있다는데 그럼 안돼요. 국물도 매일 새로 하고있어요. 냉장고는 전에 중고로 사서 쓰던게 고장나서 작년에 새로 샀어요. 냉장고는 와플 크림도 있고 여름엔 슬러시도 하니까 꼭 필요해요.

공공간판

지금이 제주 중학교 하교시간인가봐요. 학생들이 참 많이 오네요.

사장님

학생들 많이 오죠. 전에는 여름에 슬러시가 하루에 50개도 나갔는데 이제 씨유가 작년에 생기고 나서는 많이 줄었어요. 그런데 어쩌겠어 이게 자본주의지. (웃음)

공공간판

학생들 외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손님으로 오나요?

사장님

이만한 3살부터 8,90세까지 다 오죠.

공공간판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을까요?

사장님

자주 오시는 분 중에 애기랑 애기 엄마가 있는데 팥(붕어빵)만 먹어요. 팥만. 애기도 팥만 먹어요. 10개를 시켰는데 팥은 9개가 있고 슈크림이  여럿 남아있으면, 팥 9개랑 슈크림 1개 사갈것 같은데 팥 9개만 사가요. 또 저 옆 가게(사장님). 저녁 6시반, 7시쯤 항상 와서 오뎅 6개 딱 먹고

가요. 여름엔 감자 핫도그 하나, 소떡소떡 하나. 매번 인사도 하고 사람이 참 좋아요. 그리고 택시가 있는데 저쪽에 딱 차 세워두고 와서 항상 6개씩 사가고.

공공간판

먹는 갯수까지 정확히 아시네요.(웃음)

 

사장님

대부분 항상 비슷해요. 매번 (붕어빵) 한, 두개씩 먹던 사람이 갑자기 한번에 6개를 먹으면 한동안 안와요. 물리니까. 한번에 6개 먹고 6일만에 오는 것 보다 하나씩 먹더라도 자주 오는게 더 좋죠. 얼굴도 보고.

 

 

공공간판

사장님께 이모네 가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사장님

소일거리지. 소일거리. 이렇게 장사하면 큰 돈은 못 버니까 사람 만나는 재미죠. 학생들 보면 또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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