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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훈이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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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하라 이거야. 오래 해서 그 사람 얼굴을 익혀서 잔치 나면 가고
우리 집에 일 나면 초대하고 그렇게 해서 상부상조하는 거지."

코너를 기준으로 두가지 간판이 붙어있는 덕훈이용원. 그 중 요즘에는

거의 볼 수 없는 배경과 글씨 그리고 이용원을 상징하는 회전간판 도형

까지 나무로 만들어진 좌측 벽면의 간판은 덕훈이용원의 48년 역사를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공공간판

덕훈이용원은 언제 문을 열었나요?

사장님

이 이발소가 시작한 건 48년 전에 시작했어요. 동네 삼촌이 하다가 이제 나이 드셔버리니까 못해서 또 다른 선배님이 거저 한 십몇 년 했어. 그다음에 또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서 한 7, 8년에서 정도 하다가 나신디(나한테) 2001년도에 넘어왔지.

공공간판

간판이 두개 붙어있는 모습이 특이해요.

사장님

48년 전에 이 집을 지으면서 이발소가 같이 생겼지. 처음엔 출입구가 여기(나무 간판 벽면)에 되어 있었는데 햇빛이 너무 받는 거예요. 그래서 차단을 시켜버린 거지 햇빛을 들어오지 못하게. 지금 출입구 위의 간판은 없었는데 내가 와서 달고 이거(나무 간판)는 처음 이발소 문 열 때 부터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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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간판을 달았는데 나무 간판을 남겨놓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장님

지금 간판을 내가 달면서 나무 간판을 떼려고 하니까 지나가는 관광객이 사진 찍기 굉장히 좋아하는 다 젊은 사람인데 아이고 사장님 이거 간판 안 떼면 안 됩니까. 왜 그러냐 하니 제주시, 촌에 돌아다녀도 이런 옛 간판이 없다 이거야. 이 간판은 어떤 사람이라도 외국 사람도 이발소라는 것은 알겠다. 해서 저 간판을 안 떼기 시작해 내분(내버린) 거죠. 이제 나는 새해 되면 조금 넓은 데 가면 더 할 거라 가게를 옮기고 여기는 용담동 도시재생으로 들어가서 카페로 바뀌는데 이 간판은 놔두고 가는 조건으로 했지. 이 의자고 거울이고 다 놔두고 갈 거니까 커피 먹으러 와도 이발소였다는 것은 남아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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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사장님

내가 이제 69세인데 13살 때부터 국민학교 졸업하자마자 시작해서 55년 됐어요. 67년도 2월 26일날 태용이발관이라고 형님네 집 일하면서 배우면서 한 달에 한 달에 600원 벌었어요. 쌀 두 말 정도는 샀지. 그걸로 버텨나가야지 우리 어머니, 나, 동생 서이가(셋이) 살았으니까. 우리 동생은 형님이 고생한 걸 알기 때문에 따라줘. 나는 번 것은 없어도 자식들 번 거지. 동생 벌고 자식들 번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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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손님이 정말 많을 것 같아요.

 

사장님

단골은 조금 많은 편이지 그러니까 동네 사람들 와서 같이 어울려서 놀고 볼 일 있으면은 어울려서 봐주고 같이 먹어요. 낚시 좋아하니까 낚시하는 것도 서로가 공조하면서 하고 줄 건 주고 얻어먹을 건 얻어먹고 그런 생활을 동네에서 하는 거지 뭐 딴 거 있어 동네 사는 사람들은. 짠돌이질 하려면 어울릴 사람이 없어 친구나 손님이나. 상부상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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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랫동안 하셨으니까 사람도 많이 만나고 덕훈이용원이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된 것 같아요.

 

사장님

나는 일을 3개월, 6개월, 1년 안 해봤거든. 일하면은 2년 이상, 4년 이상, 5년 이상. 그렇게 일해 놨으니까 지나가던 사람이 너 어떤 일을 했냐 물으면 아 나 이거 햄수다(했어요) 말할 수 있지. 오래 하라 이거야 오래. 오래 해서 그 사람의 얼굴 익혀서 잔치 나면 잔치 머리도 가고 우리 집에 일 나면 초대하고 다 그렇게 해서 상부상조하는 거지 다른게 없어. 돈 욕심 부리면 영업집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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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으로 가시지만, 이 자리를 떠나시면서 아쉬움은 없으세요?

 

사장님

아쉬운 건 있지. 왜 아쉽냐 큰 길가에서 영업하다가 지나가는 사람 보면 어디감수광(어디가세요)할 수 있잖아. 뒤에 가면은 앞에 사람은 못 보는거요. 동네 사람만 보고 오는 사람만 봐주지. 가게에 가만히 앉아 있는 거보다 앞에 한 번씩 나가면은 어디감수광 묻고 차 한잔 멍갑서(먹고 가

세요) 할 수도 있고. 이것이 정이지 딴 것이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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